Saturday, January 21, 2012

[Cooking] 케일과 전갱이구이 Spanish Mackerel with Green Kale

오랜만에 생선좀 구워볼까?

사실은 티비에서 여행/음식 다큐멘터리 보다가 내가 좋아하는 Anthorny Bourdain 아저씨가 프랑스 가서 이런 저런 음식 먹는걸 보다가 어느 식당에서인가 생선을 구워서 케일하고 같이 내는걸 보고 영감이 후아악 떠올라서 만들어 볼려고.

뭐 생선 구이야 갓지은 쌀밥에다가, 무우 갈아가지고 간장 섞어서 얹어 먹는게 최고이긴 하지만서두, 가끔은 서양식으로 해먹을때도 있어야 하는거 아냐? 게다가 결정적으로 집에 밥이 없다고.

오늘 구워볼 생선은 Spanish Mackerel 일본말로 하면 "아지", 한국말로 하면 "전갱이" 인데, Whole Foods 마켓에서 구입한 전갱이는 무지하게 크다. 왠만한 고등어보다 더 컸어. 일식집에서 보통 먹는 전갱이는 손바닥보다 약간 큰 정도인데 말이지. 그 원인이 뭘까 찾아볼려다가 그냥 관뒀다.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되는데 전갱이도 미국쪽 태평양에서 잡히는 놈은 뭔가 달라도 다르겠지.

어쨌든 생긴건 고등어 사촌이다.


근데 얘가 맛을 보면 등푸른 생선인 고등어랑 완전 그와는 맛의 스펙트러에서 반대에 있는 숭어랑 거의 중간 정도의 묘한 맛이야. 고등어처럼 살이 단단하면서 기름이 많은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숭어처럼 쉽게 부스러지는 그런 살 밀도도 아니고. 딱 중간 정도라고. 일식집에서 먹는 작은 전갱이는 기름이 많은데, 이렇게 큰놈은 그렇지 않은가봐.

그래서 풍미를 더하기 위해 옷입혀 살짝 튀기듯이 구워주고 케일 곁들이기로 했지.

오늘의 조연인 그린 케일 등장하시고.



미국 요리사들 보면 케일 줄기가 질기다고 잎만 쓰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저게 뭐 질겨? 씹는 맛이 좋기만 하구만 그리고 저 좋은 섬유질을 왜 버려? 아깝잖아. 그래서 난 다 쓴다고.

일단 케일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팬에 올리브 기름 두르고 달궈주자.



이때 소금 후추 뿌려주는건 기본이고. 동시에 전갱이 손질 해 주시는데, Fillet 뜬다고 하지. 이거 자신 없으면 그냥 생선 살때 해달라 그러면 왠만하면 해 줄꺼야.

위에 위키 사진처럼 등에 몸통에 노란 반점들이 있는게 특이하다. 적당한 사이즈로 필레를 떠주고.



생각보다 지방 함량이 적어서 팬에 구워도 기름이 거의 나오지 않아. 그래서 밀가루 옷 입혀서, 기름 두르고 겉면이 바삭한 느낌이 들게 구워줄꺼야. 여기다가도 소금 후추 간 해주는건 기본이겠지?










그러는 와중에 어느덧 그린 케일은 벌써 시들어 버리셨어.





보통 미국 요리사들, 특히 남부지방에서 흔히 볼수 있는 Soul Food에 이런 질긴 채소들이 많이 쓰이는데, 걔들 요리법 보면 대부분 기본으로 한시간씩 닭육수 같은거 넣고 볶아 준다고. 그러면 나중엔 진짜 우리 시래기 국처럼 흐물흐물해 지는데 물론 그것도 나름대로 풍미가 있긴 하지만, 난 어느정도 씹히는 맛이 있는게 좋다고. 그러니깐 대략 15분정도 볶고 나면 딱 좋은것 같아.




멀티태스킹 자신 있으면 옆에 다른 팬에다가 기름 두르고 밀가루 옷입힌 생선 굽기 시작하자.









자 생선만 그냥 구우면 무슨 맛으로 먹어? 오늘은 간장찍어서 흰 쌀밥에 먹는게 아니잖아. 뭔가 소스가 있어야 한다고. 어떻게 할까? 구글해볼까? 귀찮다. 뭐가되었든 직관에 맡겨 보자. 뭐 나 혼자 하는 얘기지만 이런 식으로 직관에 맡겨서 요리해보는게 재미는 있어. 결과물이 좋으면 더더욱 그렇지.




보통 생선은 간장에 찍어 먹잖아? 그래서 오늘은 간장이 들어간 소스를 만들어 보려고. 약간 매콤하고 쌉사름한 맛을 추가하기위해 머스타드를 좀 넣어볼까해. 생선이니깐 화이트 와인도 들어가면 좋겠지? 거기다가 새콤한 맛은 기본이고.




그래서 준비한 오늘의 소스 재료들이시다.






현미식초, 머스타드, 화이트와인, 간장 그리고 버터. 현미식초 대신에 레몬즙 쓸려그랬는데 집에 레몬이 없더라.









생선 한번 뒤집어 주고. 등쪽이 바삭하게 됬는지 확인해 주고. 사진으로 얼마나 잘 보이는지 모르겠지만, 저게 고등어 였으면 벌써 기름이 흥건하게 나왔을거야. 팬에 기름 두르고 구웠는데도 저 정도인걸 보면 이 생선이 얼마나 "덜" 기름진건지 알겠지.




자, 일단 접시에다가 팬에서 볶아낸 케일 담아주자.







그 위에는 바삭하게 구워진 생선 올려 주시고.









자 이제 간단하게 소스를 만들어 보자. 생선 구웠던 팬을 닦지 말고 그대로 이용해. 어차피 생선에서 기름이 많이 안 나왔기 때문에 그리 비리지 않다고. 오히려 그 풍미를 보존하면서 소스를 만드는게 포인트야.




일단 화이트 와인 넣어서 알코올 좀 날려 주고.






간장하고 버터 넣어 농도를 약간 진하게 해 준 다음에,









마지막으로 머스타드 넣고 잘 저어준다.









완성된 소스를 생선위에 약간 그리고 접시 주위에 둘러주면 완성!





비주얼이 좀 그런가? 내가 그릇이 몇개 없어서.




맛은 어떠냐고? 생각보다 괜찮다. 이거 뭐 내가 만들고 이런말 하긴 그렇지만.




일단 이 전갱이가 몸집이 커서 그런진 몰라도 생각보다 생선살 자체의 풍미가 강하지 않아. 고등어(Mackerel)라 부르기 진짜 어렵다. 오히려 그래서 머스타드가 들어간 약간은 자극적인 소스가 어울리는 느낌이야. 소스 만들때 주의할 점은 간장과 머스타드 양을 조절하는거야. 둘다 짠맛이 강하니깐 어느 하나라도 과하게 들어가면 소스가 너무 짜져버릴테니까.




싱싱한 생선을 회로 떠서 그 자체의 맛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때론 이렇게 서로 다른 맛과 식감을 가지고 있는 재료들의 하모니를 즐기는 것 또한 식도락의 즐거움중에 하나이렸다.






자 오늘도 본 애프티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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